2024년 5월 아이치이에서 방영한 중국 숏폼 로맨스 웹드라마 ‘무법항거적황언: 거부할 수 없는 거짓말(无法抗拒的谎言 | Liars in Love)’은 제목만 보면 가벼운 오피스 로맨스 같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복수, 신분 위장, 가짜 약혼, 예상 못 한 반전까지 촘촘히 엮여 있다. 24부작이라는 짧은 호흡 덕분에 주말 정주행용으로 부담 없고 초반 몰입감도 확실하다.
줄거리: 계약서를 훔치려다 마음을 잃었다
아버지가 저우씨 그룹과 맺은 임대 계약으로 금어초 농장이 철거 위기에 놓이자 장라이(려가기)는 아버지에게 급히 연락해 보지만 연락이 되지 않는다. 계약서를 확인하기 위해 저우씨 그룹의 후계자 저우위(최우흠)에게 접근하기로 결심한 장라이는 공식 행사장에서 돌발 키스로 그를 구하는 척하며 카드까지 훔친다. 그런데 그 카드가 하필이면 호텔 방 키였다는 점이 웃픈 시작이다.
우연과 오해가 겹치며 장라이는 저우위의 약혼녀 ‘쑤칭’을 사칭하게 되고 결국 그의 비서실에 취업하는데 성공한다. 여기까지는 전형적인 가짜 약혼 설정처럼 보이지만 이야기는 점점 복수극으로 확장된다.
두 사람은 각자의 목적을 숨긴 채 가짜 연애 계약을 맺는다. 계약서를 노리는 여자와 투자와 경영권을 지키려는 남자의 만남이지만 이 계산적인 관계 속에서 감정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화재 현장에서 서로를 찾고, 주차장에서 몸을 던져 구하고, 농장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둘은 점점 진심을 드러낸다.
후반부에는 진짜 쑤칭의 등장, 새어머니 쑨웨이의 음모, 리팅장의 배신까지 더해지며 본격적인 기업 복수극으로 치닫는다. 마지막 주주총회 장면은 웹드라마치고는 꽤 힘 있게 마무리된다. 다만 결말은 달콤하지만 조금은 급하게 정리된 느낌이 남는다.
저우위(최우흠)X장라이(려가기): 남주와 영리한 사기꾼 여주
• 저우위(최우흠)
겉으로는 냉정한 재벌 2세지만 알고 보면 누구보다 먼저 사랑에 빠지는 인물이다. 직원들과 농담도 주고받고 질투하면 티가 다 나는 스타일이다. 특히 질투할 때의 표정, 괜히 퉁명스러운 말투, 슬쩍 웃는 ‘암흑 미소’는 이 드라마의 킬포인트다. 초반에는 계산이 섞인 고백을 하지만 점점 진심이 깊어지는 과정이 꽤 설득력 있게 그려진다.
후반부 반전에서 드러나는 그의 진짜 신분은 이야기의 무게를 확 끌어올린다. 부모를 잃고 원수를 곁에 둔 채 버텨온 시간까지 생각하면 이 인물이 왜 쉽게 무너지지 않는지 이해하게 된다.
최우흠은 인물도 좋고, 눈빛도 좋고, 키스신 장인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연기력이 좋기 때문에 숏폼만 찍기엔 아까운 배우다. 승뢰처럼 잘 풀려서 장편 드라마에서 주연을 맡는 모습을 보고 싶다.
• 장라이(려가기)
장라이는 ‘나쁜 남자 감별사’라는 설정처럼 사람을 읽는 능력이 뛰어나고 상황 대처도 빠르다. 물론 계약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혼자 축배를 드는 장면처럼 허술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목적을 잃지 않는 인물이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건 사랑 앞에서 무조건 물러서지 않는다는 점이다. 진짜 쑤칭이 돌아왔을 때 도망치지 않고 오히려 먼저 청혼을 건네는 장면은 이 드라마에서 가장 통쾌한 순간 중 하나다.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여주라는 점에서 호감도가 높다.
서브남, 서브커플, 조연 캐릭터
• 서브남 리팅장(양민영): 첫사랑에서 빌런으로
리팅장은 장라이의 대학 선배이자 첫사랑이다. 초반에는 정의감 있는 인물처럼 보이지만 점점 야망이 드러난다. 쑨웨이(의령)와의 관계, 자산 횡령, 교통사고 위장 살인까지 이어지는 전개는 다소 자극적이지만 덕분에 후반 긴장감은 확실히 살아난다.
• 서브 커플 천이이(하영요)X천쥔(웅오박): 예상 밖의 안정감
배우 천이이와 비서 천쥔의 서브 커플은 의외로 귀엽다. 천이이는 저우위를 오래 좋아했지만 결국 자신을 묵묵히 지켜준 천쥔에게 마음이 기운다. 질투와 악행으로 점철된 전형적인 여자 서브캐릭터가 아니라는 점이 이 드라마의 장점이다. 괜한 악역 소비 없이 각자의 감정을 솔직하게 인정한다.
• 쑨웨이(의령)
쑨웨이의 최후 장면은 이 드라마에서 가장 인상적인 연출 중 하나다. 과거 교통사고를 사주했던 인물이 결국 또 다른 교통사고로 죽음을 맞는 장면은 상징성이 분명하다. 하얀 깃털이 떨어지는 연출은 소박하지만 강렬하다.
• 저우밍더(사초)
저우밍더가 권력을 위해 아들까지 잃는 비극은 결국 자기파괴로 귀결된다. 이 복수극은 과장된 설정이 많지만 인과관계가 또렷하다.
시청 포인트: 왜 정주행하게 될까?
초반 8~9화까지는 특히 몰입도가 높다. 가짜 약혼 설정, 오피스 로맨스, 농장 데이트 장면까지 템포가 빠르다. 농장에서의 장면들은 이 드라마의 힐링 구간이다. 자연광 속에서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는 과장 없이 따뜻하다.
물론 중반 이후 진짜 쑤칭이 등장하는 구간은 다소 늘어진다. 상업 경쟁과 주식 싸움은 현실감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주인공 커플의 감정선이 탄탄해서 끝까지 보게 된다.
‘무법항거적황언: 거부할 수 없는 거짓말’은 설정 구멍도 있고, 상업전은 허술하다. 그렇지만 두 배우의 케미와 예상 밖의 신분 반전이 그 단점을 덮는다. 가볍게 웃고 설레고 싶을 때 꺼내기 좋은 소프트 아이스크림 같은 드라마다.
결론: 이상하게 끝까지 보게 된다
‘무법항거적황언: 거부할 수 없는 거짓말(无法抗拒的谎言 | Liars in Love)’은 초반의 밀당, 주차장 액션, 농장 데이트, 마지막 프로포즈까지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많다. 특히 ‘치열흡인(2026)’에서 ‘이비’보다도 더 ‘키스신 장인’의 모습을 보여준 최우흠은 이 작품에서도 시청자를 실망시키기 않는다. 키스신을 잘 못 찍는 려가기와의 키스신을 어색하게 보이지 않게끔 만들 정도이기 때문이다.
거짓말로 시작하지만 결국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며 진짜가 된 두 사람의 이야기엔 복수극의 무게와 로맨스의 달콤함이 적당히 섞여 있다. 주말에 가볍게 볼 중국 로맨스 드라마를 찾고 있다면 이 작품은 충분히 만족스러울 것이다. 보다 보면 어느새 다음 화를 누르고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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