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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 14년(成化十四年, The Sleuth of Ming Dynasty) 리뷰: 부맹백X관홍X류요원, BL이 스며든 브로맨스 수사극의 매운맛

성화 14년_成化十四年_The Sleuth of Ming Dynasty_부맹백_관홍

첫 인상: 탐정극인 줄 알았는데 정치 음모가 기다리고 있었다

2020년 방영한 48부작 ‘성화 14년(成化十四年 | The Sleuth of Ming Dynasty)’은 제목만 보면 단순한 탐정 고장극처럼 보인다. 그런데 몇 화 지나면 분위기가 바뀐다. 수사극 외피 안에 정치 스릴러가 들어 있고, 그 안쪽에는 브로맨스의 미묘한 온기가 자리 잡고 있다.

고장극+수사극+브로맨스를 자연스럽게 버무린 이 작품은 에피소드마다 인물 간 케미가 진하게 묻어나 지루하지 않다. 성룡이 제작에 참여한 작품답게 액션의 밀도도 탄탄하다.


줄거리: 서로 다른 셋의 만남, 하나의 음모로 이어지는 사건들

이야기는 무안후 아들 살해 사건으로 시작한다. 순천부 6품 추관 당범(관홍), 금의위 총기 수주(부맹백), 그리고 황제의 신임을 받는 환관 왕식(류요원), 이렇게 셋은 서로 목적도 소속도 다르지만 사건 해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팀이 된다.

각 화마다 별도의 사건이 펼쳐지지만 결국 하나의 거대한 정치적 음모로 이어지며 중반 이후엔 정치 스릴러의 색이 더 짙어진다. 당범의 추리, 수주의 무력, 왕식의 정보력이 더해져 사건 해결이 시원하게 뻗어나간다.

그리고 거의 매 화 수주의 집 식탁 장면이 등장한다. 이 ‘가족 밥상’은 이 드라마의 분위기를 설명하는 가장 정확한 장면이다. 수사극인데 이상하게 따뜻하다.


성화 14년_成化十四年_The Sleuth of Ming Dynasty_부맹백_관홍_류요원

등장인물 분석: 캐릭터의 매력이 드라마의 힘

당범(관홍)

여리한 체구에 천재적 두뇌를 가진 추관이다. 먹는 걸 사랑하지만 요리엔 영 소질이 없다. 웃을 때 생기는 보조개, 수줍은 미소, 강아지 같은 눈빛, 게다가 여장을 하면 여자보다 더 예쁜 얼굴이 된다. 추리력과 관찰력이 뛰어나 사건 현장에서 까불대다가도 정작 중요한 순간엔 진가를 드러낸다. 

실수도 많아 인간미가 있다. 무엇보다 아프거나 기절했다가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부르는 이름은 늘 수주다. 징징거림조차 귀여운 당범은 특히 수주 앞에선 더욱 징징거린다. 

수주(부맹백)

금의위 총기다. 말수가 적고 단단하며 냉정해보이지만 속은 따뜻하고 책임감이 강하다. 전쟁 트라우마로 깊게 패인 상처를 안고 있다. 무뚝뚝한 말투와 달리 주변을 잘 챙긴다. 

특히 당범을 대할 때만큼은 이상할 정도로 부드럽다. 수주는 절대로 당범에게만은 화를 내지 않는다. 당범을 위해 식탁을 차려주고, 챙기고, 보호하고, 밤새 잠 못 자고 걱정하고, 질투까지 한다. 당범을 향한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여주는 수주는 그야말로 헌신의 끝판왕 캐릭터다. 광총의 검열에도 '성화 14년'에서 BL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건 당범 바라기인 수주의 헌신 덕분이다.

왕식(류요원)

17세 환관으로 귀비의 심복이다. 지략, 정치 감각, 무예까지 모두 갖춘 다재다능한 인물이다. 가차없고 무자비한 냉소와 의외의 따뜻함이 동시에 존재해 매력적이다. 귀비가 길러준 인물이라 귀비를 향한 충성심이 강하고 권모술수에 능하다. 

적이 많아 사람을 잘 믿지 않지만 당범만은 있는 그대로 믿는다. 세 사람의 균형을 잡아주는 존재이자 이야기의 정치적 축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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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맨스와 BL의 미묘함: 검열의 틈새에서 피어나는 관계성

원작은 BL 소설이다. 검열 때문에 브로맨스 형태로 제작됐지만 '진정령(2019)', '산하령(2021)' 같은 탐개극처럼 이 은근함이 오히려 당범X수주의 관계를 더 설득력 있게 만든다. 노골적인 표현은 없지만 감정의 결이 곱게 살아 있다.

특히 뒤로 갈수록 두 사람의 감정선이 더 가까워진다. 수주의 요리로 시작된 동거 생활은 거의 부부 케미 수준이다. 마지막 회에서 수주가 당범에게 망토를 걸쳐주는 장면은 두 사람이 함께 늙어갈 것임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조연들: 가족 같은 사람들

배회(모의)의 괴짜 매력, 당범 누나(반시칠)의 현실적 존재감, 귀비(가정문)와 왕식의 애증, 동아(황양뎬톈)의 똘똘한 활약까지 조연들이 계속해서 다시 등장하며 세계관을 풍성하게 만든다. 특히 동아는 극 전체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잡아주는 숨은 에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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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공정 논란: 작품의 가장 아쉬운 지점

'성화 14년'은 한복, 갓, 망건 등 한국 전통 복장이 등장하여 동북공정(한복공정)으로 논란이 된 작품이다. 중국은 201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중국 고장극에 한복을 등장시킴으로써 마치 한복이 중국의 전통 복식인양 인식하게 만들고 있다. 드라마를 해외로 적극 수출하면서 한국 문화가 중국의 것이라는 잘못된 정보를 은연 중에 외국인에게 심어주고 있어서 문제가 된다. 드라마를 통해 중국의 문화공정 의도가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인식할 필요가 있다. 


시청 포인트: 왜 이 드라마가 끝까지 재밌는가

•  수주X당범X왕식의 케미스트리와 이 세 명의 관계성이 쌓아가는 리듬
•  매회 등장하는 식탁 장면의 힐링감
•  성룡 제작 특유의 리듬감 있는 액션
•  추리, 정치, 코믹 요소가 균형 있게 섞인 구성
•  BL 원작 특유의 미묘한 분위기
•  캐릭터를 완전히 살려내는 배우들의 연기
•  조연 캐릭터들의 의외의 존재감


성화 14년_成化十四年_The Sleuth of Ming Dynasty_부맹백_관홍_여장

총평: 문제점은 분명하지만 재미는 확실한 드라마

동북공정(한복공정)의 문제점은 분명하지만, ‘성화 14년’은 이야기 자체의 완성도, 액션, 캐릭터의 케미 자체는 볼만한 작품이다. 

서로 다른 자리에서 살던 세 사람이 한집에서 밥을 먹고, 사건을 풀며, 위기마다 서로를 지키는 과정을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정이 간다. 마지막 장면에선 잔잔한 여운까지 주면서 생각보다 오래 기억에 남게 만든다.

브로맨스 수사극, 추리, 액션, 코믹, 정치극을 한 번에 즐기고 싶다면 '성화 14년'은 꽤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것이다. 


작품 정보

•  제목: 성화 14년(成化十四年 | The Sleuth of Ming Dynasty)
•  장르: 중국드라마, 고장극, 탐개극, 탐정, 미스터리, 액션, 추리, 범죄수사, 브로맨스, 동북공정(역사왜곡)
•  방송: 2020.04.01. ~ 04.24. 아이치이
•  편수: 총 48부작
•  OTT: 티빙, 왓챠, 웨이브
•  원작: '몽계석'의 BL 소설 ‘성화십사년(成化十四年)’
•  감독: 성룡, 총감독: 왕효휘
•  등장인물(출연배우): 당범/윤청(관홍), 수주/광천(부맹백), 왕식(류요원), 배회(모의), 당범 누나(반시칠), 징(노근호), 동아(화양뎬톈), 헌종(채형), 이자룡(왕무뢰), 귀비(가정문), 타아랍(이학남), 동고(이가기), 태후(방효리), 정용(여명헌), 설릉(웅웅), 만통(진위옥), 거지 우두머리(동이무우), 가교(유승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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