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센 언니 선언: ‘아취시저반여자’가 특별한 이유
2021년에 방영한 40부작 로맨스 고장극 ‘아취시저반여자: 그런 여자 또 없습니다(我就是这般女子 | A Girl Like Me)’는 제목부터 범상치 않다. “나는 원래 이런 여자야!”라는 선언처럼 이 드라마는 시작부터 끝까지 반획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시원하게 밀고 나간다.
고장극, 로맨스, 코미디, 정치극이 뒤섞였지만 전개는 생각보다 가볍고 경쾌하다. 무거운 궁중 암투만 가득한 사극이 아니라 웃음과 설렘, 그리고 가족 이야기까지 균형 있게 담아낸 점이 가장 큰 강점이다.
줄거리: 예지몽을 꾸는 여자, 운명을 비틀다
업나라 최고의 귀족 가문 반씨 집안의 장녀 반획(관효동)은 꿈에서 본 일이 현실이 되는 예지몽을 꾼다. 파혼당할 미래를 미리 보고도 좌절하기보다는 “그럼 다른 길로 가면 되지”라는 태도로 움직인다. 그렇게 운명처럼 마주친 인물이 바로 엽국 제일의 군자 용하(후명호)다.
반획은 용하에게 첫눈에 반해 거침없이 직진한다. 용하는 가문의 멸문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계산적으로 접근한다. 그렇게 만난 두 사람은 사건과 위기를 함께 겪으며 점점 진짜 마음을 확인하게 된다.
‘아취시저반여자’가 재미있는 이유는 운명을 아는 주인공이 그 운명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지몽은 참고서일 뿐 선택은 언제나 반획 본인의 몫이다. 반획은 사랑도 가족도 나라의 운명도 결국 스스로 쟁취해 나간다.
반획(관효동): 캐릭터가 주는 쾌감
반획은 무예에 능하고 말보다 손이 먼저 나가기도 하지만 책임질 줄 알고 불의 앞에서는 물러서지 않는다. 학문에는 약하지만 눈치와 상황 판단은 누구보다 빠르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스스로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태도다. “여자가 이래도 되나?”라는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은 하고 지킬 사람은 지킨다.
관효동은 이 반획을 과장 없이 소화해낸다. 거칠고 웃긴 장면에서는 한없이 시원하고 가족이나 사랑 앞에서는 의외로 순수한 얼굴을 보여준다. ‘반획은 관효동을 위해 준비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관효동과 캐릭터가 잘 맞는다.
용하(후명호): 점잖은데 답답하지 않은 남주
용하는 전형적인 고장극 속 책략가처럼 보이지만 막상 보면 꽤 매력적인 인물이다. 병약하지만 머리는 누구보다 비상하다. 감정에 휘둘리기보다는 전체 판을 본다. 반획과는 정반대의 성향이지만 그래서 두 사람의 케미가 더 살아난다. 특히 용하가 사랑을 자각한 이후에는 망설임 없는 직진남이 된다는 점이 의외의 설렘 포인트다.
후명호는 단정한 학자, 음지의 책사, 사랑 앞에서 질투하는 남자의 얼굴을 자연스럽게 오가며 용하를 입체적으로 만든다. 큰 감정 연기보다는 잔잔한 표정과 눈빛으로 안정감이 느껴지게 하는 사랑을 그려낸다. 무엇보다 이 작품으로 ‘후명호의 얼굴 공격’이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로 예쁜 후명호를 볼 수 있다.
서브캐릭터와 서브커플: 이 드라마를 더 살찌우다
• 석진(조순연)
반획을 오래 짝사랑한 석진은 끝까지 품위 있는 선택을 보여주며 여운을 남긴다.
• 석비선(하남)과 장락(강호민)
욕망과 질투가 어떻게 사람을 무너뜨리는지를 대비적으로 보여준다.
• 반항(왕건)X사완유(안영창)
반획의 동생 반항과 사완유의 서브 로맨스는 드라마의 숨 고르기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요리와 가족이라는 키워드로 따뜻한 분위기를 만든다.
• 반씨 가문의 가족 케미
무엇보다 반씨 가문의 가족 케미는 이 작품의 숨은 주인공이다. 다 같이 글은 못 읽어도 서로를 믿고 지지하는 모습은 권력 다툼이 난무하는 고장극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라 더 반갑다.
시청 포인트: 웃기고, 빠르고, 답답하지 않다
‘아취시저반여자’는 불필요한 오해를 끌지 않는다. 문제가 생기면 대화를 하고, 오해는 비교적 빠르게 풀린다. 정치와 음모가 중심에 있어도 지나치게 무겁지 않고 곳곳에 코미디가 배치돼 있어 정주행 부담이 적다.
액션, 로맨스, 가족 서사가 균형을 이루며 돌아간다는 점에서 ‘가볍게 보기 시작했다가 끝까지 달리게 되는’ 작품이다. OST 역시 장면과 잘 어울려 몰입도를 높인다.
결론: 그래서 이 드라마를 추천하느냐고 묻는다면
‘아취시저반여자: 그런 여자 또 없습니다(我就是这般女子 | A Girl Like Me)’는 강한 여성 주인공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실패 없는 선택이다. 운명에 끌려가지 않고, 사랑에 자신을 잃지 않으며, 가족과 신념을 끝까지 지키는 이야기다. 40부작이 길게 느껴질 수 있지만 막상 보고 나면 ‘조금 더 길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억지 감정 소모 없이 웃고 설레고 싶을 때, 무거운 고장극에 지쳤을 때, 그리고 무엇보다 제대로 된 걸크러쉬 캐릭터를 보고 싶을 때 이 드라마를 추천한다. 제목처럼 정말 이런 여자, 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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